자꾸만 나를 의식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, 그러니까 유치하다는 걸 알면서도 기어코 그렇게 해버리고야 마는 마음이 세진다.
내 생각에 맘 한 구석이 불편했으면. 나 때문에 뭔가를 포기할까 말까 고민해줬으면 하는 생각에
자꾸만 그 사람을 건드리고, 결국은 아프게 만든다.
왜지.
이렇게 유치해 본 적이 없었는데, 왜 자꾸 이러지.
내 마음에 상처받은 건 그 사람인데
사과는 내가 받는다.
잘못한 게 없는데도 자꾸 미안하다고, 자길 버리지 말아달라고, 자기가 미워졌냐고 묻는 말에
나는 이기적이고 못된 사람이란 걸 확인사살받고- 이번엔 내가 아파진다.
떨어져있을 때 조차 편해야 좋은 사람이라던데, 난 거기까지는 아닌가보다.
당장 전화해서 미안하다고, 네 잘못이 아니라고 달래고 또 달래도 모자랄 판에
30분 째 먼저 연락 한 통 못하는 내가
너에게 참 좁고 작은 사람이란 걸 느껴버렸다.
내가 이럴 때 마다 넌 너를 탓하겠지.
그래놓고 나는, 네 탓 하지 말라고 말하겠지.
결국은 내 잘못인데
너의 화살과 나의 화살은 널 찌르고 있겠지.
근데 놓고싶지는 않다.
그냥 날 놓지 말아달라며 우는 네 모습이 보고싶었던 건가?
네가 울 때 왜 나는, 속상하면서도 안심했을까.
나는 그냥
이것밖에 안 되는 사람인 게 맞다.
네가 아니라 내가, 여기까지인가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