생각
담배
프리a
2021. 2. 17. 20:23
태어나서 처음으로 내가 필 담배를 샀다.
스무살 때 알바하던 빵집 사장님 생일선물 드린다고 어리버리 까면서 샀던 날 이후로
처음이다.
민지언니의 말에 의하면
내가 산 전자담배는
연초나 평범한 전자담배에 비해 아주 아주 미약해서
다른 걸 먼저 접해본 사람들은 심심해서 안 필 정도로 애기 수준의 담배란다.
실제로도 전혀 독한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.
중독되고 싶은 맘은 없다.
그냥, 당장 터질 것 같은 맘을 조금이나마 가라앉히고 싶을 때
의지할 수 있을 만한,
다음 날에 지장 없고
큰 돈 안 들고
불법 아닌,
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조용한 방법인 것과 더불어 약간의 플라시보-
로 굳이 정당화를 해본다.
나는
참 많이..
달라졌구나.
이젠 의지할 무언가가 없으면
나 혼자서 괜찮을 수가 없구나.
낯설기만 한 담배가
내 손에 쥐어져있는 게
나는 너무 서글프고 외로워서
울음이 새어나오려는 마음 저 아랫구석을 꽉 꽉 눌러 밟을 수 밖에 없다.